그간 "오~" 하는 탄성이 나오게 하는 레고 Technic이나 Creator 자동차 모델들을 그동안 여럿 봤지만 '이번엔 진짜 하나 사야하나....' 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제품이 새로 나왔습니다. 바로 10295라는 품번을 부여받은 레고 크리에이터 포르쉐 911 입니다. 레고 공홈 VIP는 2월 16일 부터 주문 가능하고, 정식 발매일은 3월 1일 입니다. 정가는 179,900원 이네요.
www.lego.com/ko-kr/product/porsche-911-10295
레트로(retro)와 뉴트로(newtro)가 공존하는 지금 시대에, 70년대와 80년대 클래식카 팬이라면 누구나 군침을 흘릴 911 터보와 타르가 두 모델을 2 in 1 으로 직접 조립하게 한 것 자체도 굉장히 참신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 차들을 잘 아는 팬이라면 바로 눈치챌 수 있는 두 모델 각각의 고유한 특징을 정확히 잡아내어 레고 블록으로 표현해냈다는 점은 놀라움을 넘어서 전율을 느끼게 할 정도입니다.
물론 디테일은 테크닉 부품이 포함된 3,600여개의 블록을 사용하는 부가티 시론이나 람보르기니 시안 쪽이 훨씬 뛰어납니다. 완성시 크기도 압도적이고요. (가격 또한 압도적이고요.) 하지만 이 포르쉐 911 모델은 그 절반 미만인 총 1,499개 부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즉, 제한된 자원을 활용하여 레고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실차의 특징들을 뚜렷하게 구현해 냈다는 점에서 저는 이 쪽이 훨씬 더 끌립니다.
포르쉐 911의 개구리같은 얼굴을 만들어내는 원형의 헤드라이트까지 일직선으로 쭉 뻗어나간 프론트 펜더, 그리고 그보다 낮게 깔린 본넷은 어느 모델로 조립하든 공통입니다. 일반 차량이라면 열었을 때 짐을 싣는 트렁크에 해당하는 위치에는 당시 포르쉐 911의 공냉식 수평대향 박서 엔진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이 커다란 팬과 함께 자리잡고 있습니다.
포르쉐 하면 터보죠. 최초의 '양산' 터보 스포츠카인 당시 911 터보의 특징인 와이드한 리어 펜더와 고래의 꼬리같은 리어 스포일러가 레고 블록을 이용하여 간결하면서도 기발하게 재현되어 있습니다. 포르쉐를 조금 아는 사람들은 911은 스포츠카니까 으레 리어 펜더가 넓겠거니... 하겠지만, 포르쉐를 조금 더 아는 사람들은 같은 911이라도 터보에 더욱 떡 벌어진 펜더가 적용되어 있다는 점을 잘 포착하여 표현해 냈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타르가의 경우도 실차의 특징을 매우 잘 살린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초의 911 타르가는 은색의 롤오버바를 특징 중 하나로 꼽는데, 이 레고 911 타르가는 80년대 모델입니다. 80년대 911 타르가 실차 사진을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죄다 검정색이네요. 지금의 911 타르가는 은색이 기본에 검정 도색이 옵션이라서 그런 옵션 사양이 적용된 것을 구현한 것인가 싶었는데, 이래저래 검색을 좀 해보니 당시 사양을 좀 더 충실하게 구현하는데 집중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레고로 재현된 911 타르가 모델은 당시의 911 타르가와 동일하게 머리 위 지붕을 손으로(!) 떼어내어 앞 트렁크에 적재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당시 미국의 안전 규정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복시에도 안전한 오픈카를 만들어야 해서 나온 디자인이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개성을 지닌 모델로 지금도 그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향수 또는 수집욕구를 자극하는 레고 자동차 모델들을 조립하거나 구경하고 있노라면, 그 자동차의 '특징'을 잘 포착하여 블록으로 구현해낸 부분들에 대해서 감탄하곤 합니다. 특히 피아트 500, 폭스바겐 캠퍼 밴, 미니 쿠퍼 등이 기억에 남는데, 이번 포르쉐 911도 레고 팬과 포르쉐 팬을 모두 만족시키는 명작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본 포스팅의 모든 이미지 출처는 Lego Newsroo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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