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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써보니

가전 제품, 국산만 쓰렵니다... (부제: 10년 쓴 청소기 수명 연장)

여기에 온갖게 다 있었네...

 

10년 전 결혼할 때 구매한 가전 제품들을 아직 모두 사용중입니다.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이런 가전들은 지겨워서 교체를 하면 했지, 어지간해선 고장나서 교체하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수명 자체도 긴데다가 맘에 드는 크기와 기능들이 들어가있는 최신 제품들은 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구매시 매우 신중하게 고르기도 하지요.

 

청소기는 약간 다른 것 같습니다. 일단 가격대가 앞에 언급한 대형 가전들에 비해서 낮고, 또 더러운 곳을 '청소'하는게 임무이다보니 더러워지고 깨지곤 하는게 일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잘 달래면서 사용하면 꽤 수명이 오래 가지요. 저희집 청소기도 그렇습니다. 

 

2010년 모델, 2011년 구매 제품이 아직 멀쩡...

 

정확히는 구매한 것이 아니라 결혼 선물로 당시 동생의 여자친구였던 - 지금의 제수씨에게 선물로 받은 것인데, 당시 아내가 고른 가전은 전부 LG였던데 반해 이놈만 유일하게 삼성입니다. 이유는 제수씨가 삼성 계열사에 다니기 때문이었는데... LG가 좋냐, 삼성이 좋냐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오늘 포스팅을 쓰는건 아닙니다.

 

청소기가 작년 말부터 부쩍 흡입력이 떨어지고, 필터를 아무리 먼지를 털고 물에 빨고 해도 자꾸 필터에 이상이 있다는 경고와 함께 청소기가 굉음을 내는 일이 잦아져서 새해엔 최신 무선 청소기를 사야겠다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마음은 굳혔는데, 무선 청소기 구매를 실행에 옮기지 못한 이유가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이유들이 1. 비싸다, 2. 무겁다, 3. 제품 수명이 짧다 (특히 배터리로 인해), 4. 사용 시간이 짧다 정도로 요약이 되었는데, 종합적으로 저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다이슨의 경우 사무실에서도 작년부터 사용하고 있기는 한데, 명성(?)에 비해 성능은 그렇게 만족스럽지가 않았고, LG/삼성 제품은 소비자들의 평은 좋은 듯한데, 가격이 너무 높아서 청소기를 사는 것 같지가 않았습다. 차이슨이라고 알려진 제품들은 충분한 검증을 받았다고 보기 어려웠고, 내구성도 의심스러웠습니다. 

 

저 사무실에서 이거 씁니다. 그런데 아저씨가 들고 청소하기에도 무겁던데요... 사무실에서 먼저 써보길 잘한 것 같습니다. 

 

고민만 거듭하다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소모품이 아직 지원 된다면 필터나 새걸로 싹 갈아볼까...' 라는 생각으로 삼성전자 서비스 부품&소모품구매 사이트를 찾아서 뒤져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요)

 

와... 그런데 놀랍게도 출시기준 10년이 넘은 청소기의 소모품류가 모델명으로 검색이 될 뿐만 아니라, 기타 부품들도 호환품으로 제공이 되고 있었습니다. 필터류 구매하는 김에 청소기 브러쉬까지 구매했는데, 2만원 넘는다고 배송도 무료로 해주네요..

 

 

늬들이 없었으면 새 청소기 샀을텐데 ㅠ

 

이 과정에서 가장 저를 놀라게 했던 것은, 소모품/부품이 공급이 된다는 점 보다도, 삼성전자 서비스에서 직접 판매하는 가격보다 오픈마켓에서의 판매 가격이 더 높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삼성전자 서비스에서는 부품번호를 확인한 다음 구매는 오픈마켓에서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부품번호를 가지고 검색을 해보니 삼성전자 서비스에서 그냥 구매하는게 가장 저렴하다는 사실까지 추가로 알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청소기 안에 들어가는 필터 3가지 전부 다 교체하고 덤으로 브러쉬까지 교체를 해주었더니, 저희 집 10년 묵은 청소기는 다시 바닥 장판을 빨아들일 기세로 진공을 제대로 발생시키기 시작했습니다. 툭하면 발생하던 굉음도 함께 사라졌네요. 무선 청소기 구매는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겠습니다.

 

오늘은 삼성전자 서비스 소모품 공급에 대한 제 경험을 나눠봤는데, 다음에는 다른 소형 가전으로.. 한 6~7년째 사용중인 LG 공기청정기 필터는 과연 공급이 잘 되고 있는지, 어떻게 구매하는게 유리한지 한 번 확인해보겠습다.

 

필터가 너무 비싸서 숨을 못쉬겠다..

 

 

 

 

아! 그리고 결론은.. 다이슨이든 차이슨이든, 몇 년 쓰지도 못하고 고장나면 부품 없어서 버리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덜컥 들어서, 가전은 앞으로도 쭉 국산만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