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삼성에서 새롭게 공개한 S22 시리즈 - 저도 이번에 사전예약구매로 하나 장만할 뻔 했습니다. 제건 아니고 아내 것으로요. 아직 노트9을 사용하고 있거든요. 부부가 둘이 성향이 비슷해서, 핸드폰의 경우는 최소 한 세대 이전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여 오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내의 경우는 노트 시리즈를 오랫동안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노트가 20을 끝으로 단종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노트9을 붙들고 있다가, S22 울트라가 사실상 노트의 계승자로 출시되는 덕분에 큰 맘 먹고 지를뻔 했던거죠.
결론적으로는 이런 비싼 최신폰을 산다는게 영 돈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망설이다가 구매를 하지 않게 되었는데, 갑자기 GOS 이슈가 터져주시네요? 그리고 곧이어 애플에서 3월 8일 이벤트에서 아이폰SE 세번째 모델을 공개하면서, 졸지에 S22 시리즈는 50만원짜리 핸드폰보다도 느린 100만원짜리 핸드폰이 되어버렸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대체로 난리가 났죠. 긱벤치에서 퇴출당한 것은 정말 창피한 일인 것 같고요... 유튜버, 온라인 IT매체들, 커뮤니티들까지 들고 일어났고, 결국 삼성에서도 사과(?) 및 업데이트가 나왔다고 합니다. (유저가 아니라서 뭐가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 이미 인터넷에 정보가 넘쳐나는 S22나 GOS 이슈에 대한 글을 쓰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이번 현상에서 주목했던 부분은, "삼성페이와 통화녹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갤럭시를 계속 사용했으나 이제 진짜 아이폰으로 넘어가련다"는 선언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작년 1월 초부터 갤럭시 S20+(플러스)를 메인폰으로, 8월 중순부터 아이폰12프로를 서브폰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매 시점을 보면 아시겠지만 두 폰 모두 신형 공개 직전, 가장 저렴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마련하였습니다. 심지어 갤럭시는 일반모델도 아니고 BTS 에디션 모델을 구했습니다. 에디션 모델이 잘 안팔렸는지 이미 가격이 낮았고, 거기다가 패키지 사은품을 모두 내다팔면 최종 가격이 한참 더 저렴했거든요!
두 핸드폰 모두 차기작 발표를 며칠 남기지 않은 끝물이긴 했지만 제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현행' 모델을 구입한거라, 체감 성능 향상의 폭이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뭐 세상 사는게 다 그렇지만, 그 흥분이 얼마 가지 못하더라고요. 핸드폰으로 하는 일이 뻔한 40대 아저씨라서 더 그렇겠죠 아마도. ㅎㅎㅎ
핸드폰으로 하는 일: 전화, 메세지, 카톡, 인터넷, 독서, 쇼핑, 결제(페이), 음악듣기(스트리밍), 기록용 사진/영상 찍기
네, 제가 결정적으로 게임을 전혀 하지를 않네요... 아마 제가 가장 폰을 혹사시키는 작업이 기껏해야 동영상 촬영 정도 아닐까? 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GOS 사태 관련하여 위에 삽입한 구글 검색 스크린샷에 보면 "포르쉐를 100킬로로 속도제한 걸면 당신은 사겠습니까?" 라는 문구가 보이는데, 딱 제가 포르쉐를 사서 100킬로 안넘기고 타는 사람 같네요.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막 300km/h 이상 달릴 수도 있고 레이스트랙에서 드리프트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포르쉐를 막상 구입해도, 서울 강남 기준 '체감상' 98%의 오너들은 다른 차들과 함께 신호와 교통흐름에 따라 운전을 하고 있더라고요. 제조사는 속도제한을 건 적이 없지만, 절대 대다수의 오너들은 애초에 제한속도 조차 넘기지 않는 그런 상황?
물론 저도 이번에 삼성이 긱벤치 퇴출을 당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삼성은 치팅을 하다가 걸린거다 라고 결론 내렸습니다만, 게임을 비롯하여 핸드폰으로 뭐 별 대단한 작업을 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솔직히 불편함을 느꼈던 적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삼성페이와 통화녹음 같은 외산폰이 지원하지 않는 기능은 젊은이들 뿐 아니라 어르신들에게도 생활의 필수 기능이기 때문에 대체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교통카드까지 통합 사용이 가능한 삼성페이란 그야말로 외출시 폰 하나만 들고 나가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기에, 이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지갑을 들고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ㅎㅎ
위 포르쉐 속도제한과 비교한다면, 아이폰에는 속도제한 같은 그런것은 걸려있지 않은가봅니다. 거기에 대한 논란은 없으니까요. 심지어 보급형 모델 조차도 성능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제네시스에 들어가는 엔진과 변속기를 아반떼에도 똑같이 넣어주는 격이라고 해야하나..? 뭐, 그렇다고 합니다.
정말 솔직히, 핸드폰 대 핸드폰으로 놓고 봤을 때 정말로 아이폰이 더 우월한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화면 비율 때문에 영상 보기도 살짝 애매하고, 코로나 덕분에 페이스ID도 불편하고, 갖고있는 아이패드 프로랑 맥북도 USB-C로 충전하는데 얘만 라이트닝 단자라서 오로지 이놈 하나 때문에 케이블을 따로 써야하고... 화면 넘기는게 아이폰이 더 부들부들하다는 것도 석기시대 얘기고 말이죠. 앱스토어 어쩌고 이런것도 다 옛날얘기 입니다. 폰만 놓고보면 저한테는 아이폰이 별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어쩌다보니 아이패드 프로랑 맥북을 같이 쓰고 있는데, 이 환경이 갖춰진 상태에서는 아이폰이 최고입니다. 월 1,100원을 내고 아이클라우드 50기가도 이용하고 있는데, 기기간 동기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실시간으로 기기간 전환이 스무스하게 이루어지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애플 외엔 없습니다. 앞으로도 없을 것 같아요. 대체 불가능입니다. 갤럭시탭 S6도 같이 사용중인데, 대략 비슷한 것도 되는게 없습니다. 어.... 제가 갤S20과 갤탭S6간 연동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애플 기기간의 연동에 대해서는 특별히 공부할 필요도 없이 그냥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던걸 생각해보면, 갤럭시는 아직까지도 생태계 구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나름 여러 기기들을 놓고 매일 사용하다보니, 아무리 갤럭시가 밉고 삼성이 미워도, 폰'만' 놓고 봤을 때 안드로이드+갤럭시에서 누리던 편리함을 버리면서 아이폰으로 가는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지? 싶습니다. 아 물론 게임을 위해서 아이폰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 그것은 마치 속도제한이 걸려있지 않은 포르쉐를 모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이해가 되고요.. 그렇지 않은, 저처럼 매우 '일반적인' 용도로 폰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아이폰으로 갔다가는 불편함을 많이 느끼시게 될 것으로 예상이 되어 제 경험을 나누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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