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견 없이 인정하고 또 언젠가는 가지고 싶어하는 차를 만드는 스포츠카 브랜드입니다. 다양한 모델들을 생산하고 있지만 그 중심 그리고 정점에는 언제나 911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도 차 욕심은 별로 없는데(현재 차량 올해로 8년 째), 911은 언젠가 꼭 소유하고 싶은 차량입니다. 더 빠른 차, 더 가성비(동급 출력 기준)가 좋은 차도 분명 많지만 저에게 그 차들은 ‘언젠간 꼭 사고야 말테야’의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지는 않습니다.
1963년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후 진화를 거듭하여 2018년 가을 8세대(992)로 다시 한 번 진화한 신형 911은 2019년도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에도 선을 보였습니다. 국내 인증을 위한 뜸을 들인 신형 911이 드디어 지난 2월 말부터 출고가 시작되어, 서울 강남 일대에서는 벌써 그 모습을 길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디자인 정체성을 강하게 강조하는 (예를들어 BMW같은) 브랜드에서 나오는 차들은, 신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크게 달라지지 않은 외관에 대해서 ‘Revolution(혁명)’이 아니라 ‘Evolution(진화)’라는 그럴듯한 핑계 아닌 핑계를 대기 십상인데, 911의 경우에는 정말 모든 세대의 모델들이 대놓고 비슷해보이면서도 디테일을 살펴보면 수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차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은 이미 전문 리뷰어들이 다루어놓은 글/영상 등이 수없이 많이 있으니, 저는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에 집중하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가지고 싶은 신형 911을 한 번 만들어봅니다. 지난 글들을 읽어보셨다면 짐작하시다시피,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딱히 문제없는’것들은 ‘나만의 포르쉐 만들기’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지난 2월 말부터 국내 출고를 시작한 8세대 911은 Carrera S(쿠페, 카브리올레 및 각 4륜구동)이며, 기본 모델인 카레라는 현재 계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상위 모델인 911 Turbo S도 최근 공개가 되었고, 으레 그렇듯 GTS 모델도 시간이 지나면 출시가 될 것입니다. 이 차는 스포츠카이고 성능이야 당연히 높을수록 좋겠지만, 이번 911을 보면 S모델은 이전세대 GTS모델과 같은 450마력을 발휘하고, 기본모델 조차도 거의 400마력(392마력)을 발휘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타봤던 911이 십수년 전 997(6세대)이었는데, 당시 911 Carrera S가 3.8리터 자연흡기 엔진으로 355마력을 발휘했던 것을 생각하면, 모든 엔진에 터보가 장착된 현 세대의 3.0리터 엔진의 기본출력이 392마력부터 시작한다는 점은 괄목할 만한 성능의 향상입니다.
모델 선택
마음에 드는 모델은 역시 911 입니다. 미드쉽 엔진의 718도 훌륭한 스포츠카지만, 718은 영원히 911의 동생이기에, 꿈꿔왔던 911로 한 방에 가보기로 합니다.
이번 Carrera S는 정말 훌륭한 차량이고, 이 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뛰어난 스포츠카입니다. S모델에 대한 많은 글과 시승기를 보면 당연히 S모델을 사야할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구매한다고 상상을 하며 구성하기를 시작해보니, 기본모델과 S모델의 가격차이가 무려 1,850만원이나 됩니다. 58마력의 추가 출력과 0.5초 단축된 제로백 성능의 가격 치고는 '저에게는'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사륜구동이 적용된 모델의 가격을 보니, 사륜구동의 가격이 정확히 940만원 입니다. 21세기 전자식 사륜구동의 좋은점은 충분히 잘 알고 있지만, 지금도 후륜구동을 타고 있고 또 스포츠카는 후륜구동이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저는 '나의 8세대 911은 기본모델이면 충분하겠다!'는 결론을 내려봅니다.
외장 컬러 및 휠 선택
색상 선택에서부터 포르쉐 옵션가격에 무릎 꿇고 들어갑니다. 180만원이면 공업사에서 전체도색이나 괜찮은 랩핑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궁금해서 스페셜컬러를 선택해봤더니 가격이 두 배가 넘습니다. 이 가격이면 일반공업사가 아니라 정식사업소에서 전체도색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가격입니다. 국산차가 특수컬러(펄 들어간 화이트 종류) 선택 비용이 10만원 내외이고, 며칠전에 알아본 GV80도 무광컬러 선택 비용이 70만원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가격도 진짜 스페셜(특별)합니다.
최종적으로 저는 기본컬러 중 노란색(Racing Yellow)를 선택해봅니다. 노란 스포츠카를 꿈꿔왔는데, 돈을 내야하는 컬러에서는 노란색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선택을 하고 적용된 이미지를 보니 너무 마음에 듭니다. 무채색은 싫고 빨간색은 노래가사 같아서 별로인데 포르쉐의 노란색은 뭔가 강렬하면서도 오히려 너무 흔하지 않은 것 같아서 잘 선택한 것 같습니다.
이어서 휠을 선택해봅니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원래 Carrera는 앞19/뒤20인치 휠이 기본인데, 국내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앞20/뒤21인치인 Carrera S휠이 기본사양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휠들도 사이즈는 모두 동일합니다. 국내에서는 기본사양이지만 본래는 Carrera에서는 옵션이므로 저는 기본 적용된 사양을 그대로 두겠습니다.
인테리어 컬러 및 시트
이미지에 노트를 달아두긴 했지만, 기본사양인 '부분 인조가죽 시트(partial leather seat)'가 아닌 바로 다음단계의 90만원 짜리 옵션 천연가죽 시트를 넣고 싶어서 클릭했더니, 위에 보시는 것처럼 팝업창이 하나 뜨면서 120만원 또는 510만원짜리 옵션을 추가로 선택해야 한다고 합니다. 끼워팔기 아닌 끼워팔기인 셈인데, 기본 스포츠시트 대비 'plus'가 붙은 시트는 어깨 부분을 지지하는 쿠션이 추가되기 때문에, 보기에도 더 있어보일 뿐만 아니라 기본 착좌감도 몸을 좀 더 감싸주는 느낌으로 우수하고, 특히 코너링시 더 안정감있게 몸을 지탱해 주기 때문에 기능적으로도 좋은 시트입니다.
이미지에 제가 붉은색 > < 로 표시한 부분이 바로 추가된 어깨 지지 패드 입니다. 120만원 짜리 사양은 4방향(각도 및 높낮이, 앞뒤는 수동) 전동 조정이 되고, 510만원 짜리 사양은 기본 시트 형태는 같지만 18방향으로 조정이 가능하여 내 몸에 시트가 더욱 잘 맞도록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비록 키는 작지만 체형은 그저 평범해서 120만원 짜리 사양이면 더 바랄것이 없고, 510만원 짜리가 꺼려지는 이유 하나는 가격보다도 시트의 무게가 무지막지하게 무거워진다는 점에서 그다지 끌리지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하여 저는 위 이미지에서 보시는 인테리어 색상을 얻었습니다.
이 외에도 시트에 관련된 꾸미기 옵션이 두 가지 등장하는데, 하나는 스티칭(440만원)이고, 다른 하나는 시트 중앙부위의 컬러 조합(120만원) 입니다. 두 개 다 하실거면 20만원을 깎아주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제 옷 중에도 100만원 넘는 옷이 하나도 없는데, 타고 다닐 차의 실밥에다가 수백 만원을 쓰고싶은 생각은 전혀 없어서, 이런 종류의 꾸미기 옵션은 과감히 생략합니다.
글이 길어져서 1부를 여기까지 정리하고, 나머지 내용은 2부(클릭)에 이어서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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