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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써보니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10년 사용기

돌체구스토 커피머신을 결혼하면서 선물로 받아서 벌써 세 대째 사용하고 있으니, 햇수로 벌써 10년째 집에서 돌체구스토 머신을 이용하는 캡슐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캡슐커피 하면 보통 네스프레소와 돌체구스토 두 브랜드를 떠올리실텐데, 둘 다 네슬레의 브랜드 입니다. 캡슐커피라는 시장 자체를 네슬레가 1986년에 처음으로 개척했다하니, 캡슐커피의 역사는 생각보다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세계시장에서 절대 강자는 네스프레소라 하는데, 국내 점유율을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마트에서 가장 쉽게 눈에 띄는 캡슐이 돌체구스토인 것을 보면 이쪽도 만만치는 않은 듯합니다.

 

돌체구스토는 네슬레에서 2008년에 서브브랜드로 출시했습니다. 네스프레소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네스프레소가 캡슐화 된 에스프레소 머신이라면 돌체구스토는 캡슐화 된 전자동 머신이라는 점 입니다. 즉, 네스프레소 캡슐과 머신으로는 기본적으로 에스프레소'만' 내릴 수 있습니다.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하여, 물을 추가하여 아메리카를 만들거나, 스팀밀크/우유거품을 취향대로 추가하여 카푸치노나 카페라떼를 만드는겁니다. 

그에 반해 돌체구스토에도 에스프레소 캡슐은 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우유캡슐'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 입니다. 덕분에 따로 우유를 준비하지 않아도, 스팀밀크기계(?)가 없어도 집에서 간편하게 카페라떼, 카푸치노, 라떼마키아토 등을 간편히 즐길 수 있습니다.모든 돌체구스토 캡슐에는 7단계로 구분된 눈금선(?)이 표시되어 있어서, 그에 맞추어 물을 내리면 제조사에서 의도한 맛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일부 아메리카노 메뉴는 7단계보다 물을 추가로 쓰는 'XL'이라는 단계가 별도로 존재합니다.

 

처음에 선물로 받아서 썼던 머신은 '피콜로'인데, 가장 기본 사양의 머신입니다. 물 양 자동 조절 기능이 없고, 물통 크기가 0.6리터로 다소 작았습니다. 초기에는 캡슐값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주 먹지는 않았습니다. 기본 포장이 한 상자에 16캡슐이고 이게 9900원이었으니 커피 한 잔 당 약620원이 드는 셈입니다. (전기요금 및 물값 별도..) 게다가 카페라떼같이 에스프레소+우유로 구성된 메뉴의 경우는 캡슐 갯수는 그대로인데 한 잔에 캡슐을 두 개씩 써야하니 가격이 두 배가 됩니다.

또한 가장 기본 머신이다보니 물 양을 수동으로 조절해야하고, 그러다보니 맛을 눈대중으로 맞춰야 한다는 점도 꽤나 불편한 점이었습니다. (이 점은 추후 계량컵을 사용하여 극복) 하지만 저에게는 물 양 조절 기능이 없는 것 보다도 물통 크기가 작다는 점이 오히려 더 큰 불편함이었습니다. 혼자나 둘이서만 마실 때는 상관없지만, 집에 누가 놀러오기라도 하면 커피 한 잔씩 대접하려다보면 물통을 몇 번씩 채워야만 합니다.

 

사실 처음 한 2년 정도는 돌체구스토 머신이 집에 있어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다니던 회사에서 교육 업무로 보직이 변경되면서 교육(받는) 독일 출장을 자주 다니게 되면서 에스프레소의 맛을 알게 되었고, 또 독일 마트에서는 돌체구스토 캡슐값이 국내의 약 40~60% 선으로 저렴하여 본격적으로 캡슐 커피를 집에서도 자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 말씀드린 불편함이 분명히 있음에도, 굳이 머신에 돈을 쓰고싶지는 않아서 거의 한 4~5년을 피콜로로 버티다보니 어느날 저녁에 갑자기 머신에 압력이 제대로 걸리지 않으면서 커피 추출이 제대로 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바로 중고장터를 검색하여 이전부터 눈여겨봐 두었던 '미니미'를 중고로 들여왔습니다. '미니미'의 경우 레버를 이용하여 물 양을 셋팅할 수 있고, 물통이 좀 더 큰 0.8리터라서 이전보다 더 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고 '미니미'를 약 반 년 정도 잘 사용중에, 아내가 회사 체육대회에서 '지니오'를 경품으로 받아옵니다. '지니오'는 물 양을 전자식으로 셋팅할 수 있고, 물통이 1리터라 좀 더 넉넉합니다. 처음에는 새로 받은 머신을 중고장터에 그대로 내놓을까 했다가, 물통 크기 때문에 과감히 새것을 저희가 사용하고 중고로 사왔던 것을 다시 중고로 판매하기로 결정하고 2020년 3월 현재 약 반 년째 매우 만족하면서 사용중입니다. 출장도 꾸준히 가지만, 기본 캡슐 가격도 어느새 9900원에서 7900원으로 많이 내렸습니다.

 

이것도 음식이라.. 가장 중요한 맛은... 주관적인 것이긴 하지만, 행사나 출장에서는 거의 항상 네스프레소를 마시고 집에서는 돌체구스토를 마시는데, 에스프레소 대 에스프레소로 비교하면 네스프레소가 더 맛있습니다. ㅎㅎㅎ

 

참고로 저는 집에서는 에스프레소 잔에 에스프레소를 가장 많이 마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