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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써보니

딸들 머리 말려주는데 최적 - 다이슨 에어랩 컴플리트

구매 당시 정가는 한 5만원 더 비쌌던 것 같은데.... 

 

결론부터 한 번 내보자면, 정가 599,900원으로 가격은 사악하지만 돈값은 충분히 한다고 봅니다.

 

저희집은 본 제품을 19년 가을에 구입하여 14개월째 사용중인데, 지금까지 돈아깝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4인 가족인 저희 집은 아빠인 저만 빼고 모두 여성인데, 이 여성분들이 모두 긴머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길다란 머리카락을 다루는 것이 항상 일입니다. 특히 머리카락과 관련하여 가장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는 순간은 바로 아이들 목욕 후 머리를 말릴 때인데, 이 제품이 저희집에 온 이후로는 저희집 아이들 목욕후 처리 프로세스가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 

 

어떻게 개선되었느냐?!

 

여기에 보관용 가죽 상자까지가 풀셋트 입니다.

이 제품을 이용해서 얼마나 멋진 스타일링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글이나 영상은 이미 인터넷에 많이 있기 때문에 저는 그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저는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쓸만한 물건이냐에 간략하게 초점을 맞춰보고자 합니다.

 

뭔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여튼 바람 하나는 확실함.

 

1. 빠르다

기존에 사용하던 일반 헤어드라이어들이 얼마나 별로였는지는 그 땐 알지 못했습니다. 이 제품을 쓰기 전까지는요. 어린 여자아이들 머리 말려주는 일이 굉장히 힘든 이유가, 뜨거운 바람으로 빨리 말려주려고 하면 뜨겁다고 난리이고, 뜨겁다 해서 바람을 안뜨겁게 하면 오래 걸린다고 힘들다고 난리입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일단 모터가 좋은건 확실합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으나, 다이슨은 자체 모터 기술로 전기차까지 만들겠다고 덤볐던 (그랬다가 최근에 접은) 회사이기도 하니까요. 일단 작동시킬 때 뿜어져 나오는 바람의 양이 다릅니다. 그 덕에 머리가 마르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체감상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이점은 제 머리를 말릴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끔 어디 놀러가서 비치된 헤어드라이어 쓰면 식구들 모두 '집꺼 가져올걸....' 소리가 자동으로 나옵니다. 

 

코안다 효과는 모르지만, 이 두 가지 도구 덕분에 아빠는 미용실 원장님이 됩니다.

 

2. 진짜 찰랑찰랑하다

다이슨 홈페이지에서 이 제품 설명을 보면 '열 손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이게 바람이 뜨겁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게 됩니다. 충분히 뜨거운 바람이 고속으로 뿜어져 나오면서 머리를 말려주는 기능 자체로도 상당히 훌륭한데, 동봉된 도구들 중 배럴과 브러시를 정말 유용하게 잘 써먹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 집 아이들이 새로운 물건에 겁을 좀 내는 편이라 초반에는 드라이어로만 주로 사용을 하다가, 아이들을 살살 잘 꼬드겨서 먼저 배럴을 이용하여 머리 컬 만드는 '파마놀이'를 몇 번 해준 후, 몇 달 전부터는 브러시도 사용을 시작했습니다. 이 브러시가 진짜 물건인게, 아이들 목욕 후 바람만으로 머리를 반쯤 말려준 후 브러시로 헤드를 교체하여 머리를 빗으며 마저 말려주면 완벽하게 찰랑찰랑한 생머리가 머릿결 손상 하나 없이 탄생하게 됩니다. 

 

저희 집에 사시는 분들 아니고... 다이슨 홈페이지에 계신 분들..

3. 깨끗한 바람

이건 어찌보면 대단한 포인트는 아닌데, 이전에 사용하던 일반 드라이어에는 없던 개념이라 제 생각을 덧붙여 봤습니다. 헤어드라이어가 뭐 대단한 가전이라기 보다는 소모품처럼 쓰는 소형 가전이지만, 또 몇 년 사용하다보면 바람이 흡입되는 부분에 먼지나 머리카락이 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 번 청소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안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수명 다돼서 버리죠. 그런데 위 사진에서 제품의 최하단부에 보시면 전원선과 연결되는 부분에 구멍이 많이 난 부분이 보이실겁니다.

그 부분이 분리 가능한 필터부인데, 여기에 먼지가 많이 쌓이게 되면 필터 바로 위에 경고등이 뜨면서 필터를 청소할 때가 됐다는 것을 알립니다. 엄청난 기능은 아니면서도 프리미엄 제품에 걸맞는 포인트라서 언급해봅니다.

 

4. 자유로운 무게중심의 이동

헤드를 장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길이가 약 30cm에 달하는 길쭉한 제품입니다. 'ㄱ'자 형태로 된 일반 헤어드라이어와 비교시 형태가 그냥 일자이면서 길이도 상당히 길기 때문에 사용시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ㄱ'자 형태 드라이어는 손잡이로 정해져 있는 부분만 쥘 수 있는 반면에, 이 제품은 사용중 스타일링을 하고자 하는 위치와 자세에 따라 제품의 아무 곳이나 그때그때 편한대로 쥐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참 써놓고 보니, 부품의 가격과 공급 기간을 따져보았을 때 가전제품은 국산을 쓰는게 이득이라는 결론을 낸지 얼마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은 워낙 독보적인 제품이라 예외 룰이 적용되어 있었네요. 여전히 다이슨 청소기는 구매해야 할 합리적 이유를 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지만, 다이슨 에어랩 컴플리트는 대체 가능한 국산 제품을 아직은 찾지 못한 관계로 일단은 이렇게 지난 14개월 간의 사용기를 올립니다. 추후 이 녀석이 저희 집에서 수명을 다하는 시점에서는 훌륭한 국산 제품이 시장에 나와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