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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찾아보니

캐스퍼와 함께 경차 수요 부활하나?! - 경차 혜택 정리 해보니

1991년 대우 티코로 시작된 '국민차' 경차는 모닝, 레이, 스파크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자동차가 그랜저인 것 아시죠? 우리나라에서 경차는 인기가 없습니다. 현대차는 1997년에 내놓았던 아토스(Atoz)를 5년만인 2002년에 단종시켰었고, 쌍용이나 르노삼성에서는 경차를 내놓았던 적이 없습니다.

 

이 와중에 현대차가 20여년 만에 경차를 내놓았죠.  이 차가 나오게 된 배경인 광주형 일자리 같은 것은 여기에선 차치하고, 새로운 경차가 나왔으니 오늘은 경차 혜택에 대해서 한 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분명 경차인데.. 굉장한 공간감으로 사진을 잘 찍은 듯합니다. (사진: 현대차 홈페이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경차' 하면 뭔가 굉장한 혜택이 많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막상 정리를 해보니 제 기준에서는 딱히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경차 관련 세제 혜택 항목들은 캐스퍼 홈페이지에 정리가 한 방에 잘 되어있었습니다. 

 

다양한 '경차' 세제 혜택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차량 구매시 개별소비세 면제 - 이건 차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세금이 아니라 차 가격에 이미 반영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애초에 개별소비세(=개소세)를 내지 않기 때문에, 2021년 연말까지 계속 적용중인 '개소세 할인' 같은 정책에 해당되는게 없죠. 

 

2. 차량 등록시 취득세 50만원 할인 - 2019년 까지는 경차는 취득세가 아예 면제였는데, 2020년부터 경차에 4%의 취득세가 부과됩니다. 하지만 현재 특례로 50만원까지는 면제해주죠. 즉, 부가세 전 가격으로 1250만원 짜리 경차를 구매하면 취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업자가 아닌 개인이 구매시는 부가세까지 고려해야 하니, 총 1375만원 까지는 취득세를 내지 않습니다. 참고로, 캐스퍼의 경우 아무런 옵션도 넣지 않은 가장 낮은 등급의 가격이 1385만원 이고, 차량 등록시 납부해야 할 취득세는 3636원 입니다. (1385만원-부가세 금액의 4%) 

만약 차급을 하나 올려 소형SUV인 베뉴 기본형을 구매한다면, 1689만원(개소세3.5%)인 기본형 차량 가격을 기준으로 107만5천원을 납부하게 됩니다. 차량가격 상승과 함께 상승하는 세금이 만만치 않네요. ^^;

 

3. 유류세 연간 최대 20만원 환급 - 경차 전용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주유시 휘발유 기준으로 리터당 250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한도가 연간 최대 20만원이라 하니, 연 800리터 까지는 환급을 받을 수 있네요. 단!! 차량 소유자 명의로 , 또는 주민등록상 동거 가족이 다른 승용차/승합차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 제도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또한, 국가유공자나 장애인 등 기타 다른 유가보조금 수혜를 받고 있을 시 중복 적용도 되지 않습니다. 경차를 구입한다고 해서 무조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4. 차량 등록 시 공채 매입 면제 - 차를 새로 또는 중고차로 사서 등록할 때 취득세와 함께 셋트로 따라다니는 것이 '공채 매입'인 것 잘 아시죠? 이건 지역마다 조건이 다릅니다. 차량을 구매하여 등록하고자 하는 지자체별로 차이가 나는데요, 어쨌든 중요한건 경차는 이게 지역과 상관없이 면제입니다. 지역에 따라 꽤 쏠쏠하게 절약이 될 수도 있고,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위 취득세 비교와 마찬가지로, 경형SUV인 캐스퍼에서 차급을 하나 올려 소형SUV인 베뉴를 구매한다면, 비교를 위해 기본형끼리 놓고 봤을 때 차량 가격은 각각 1375만원과 1689만원(개소세3.5%)인데, 서울 등록 기준으로 베뉴는 공채할인으로 10만5천원 가량을 추가로 납부해야 합니다. (2021년 9월 기준)

 

5. cc당 80원의 저렴한 자동차세 - 자동차를 보유하는 동안 납부하는 '자동차세'는 현재 세 가지 구간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1000cc 이하(경차 뿐)는 80원, 1600cc 이하는 140원, 1600cc 초과는 200원 입니다. 단순한 곱셈을 해보면, 경차는 연간 납부 자동차세가 10만2천원 수준인데, 차급이 하나 올라간 베뉴같은 1600cc급 소형/준중형 차들은 26만4천원 가량을 납부합니다. 

 

6. 다양한 차량 유지 혜택 - 자잘한 할인들 입니다. 책임보험료 10%, 공영주차장 및 고속도로 50%, 환승주차장 80%, 혼잡통행료 면제 정도가 있습니다. 다만, 보험료 할인은 경차라 보험료 자체가 애초에 높지 않고, 주차장 할인이나 혼잡통행료 면제는 서울/경기 지역 외에는 별로 의미가 없죠.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도 제가 보기엔 썩 와닿지가 않는 것이, 경차는 고속주행에서 연비가 너무 떨어지다보니 고속도로 통근시 통행료 할인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경차를 구입하는게 별 실익이 없거든요. 게다가 이런 주차장, 고속도로, 혼잡통행료 혜택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도 해당됩니다. 경차만의 혜택은 아니에요.

 

여기까지 꼼꼼히 읽어보셨다면, '어라, 너무 혜택이 약한거 아닌가' 라고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저도 글 작성하면서 그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만약 차량 구매 목적이, 서울/경기 지역의 도심에서 단거리 위주로 운행하신다면 세금 절감되는 부분 및 자잘한 혜택들을 최대로 챙기면서 이득을 보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분명히 들었습니다.

 

시내 통근이나 아이들 통학, 장보기 정도에 사용할 작은 차를 고려하는 경우, 5년간 운행한다고 가정시 아주 대략적인 '절약 금액' 계산은 이렇게 되겠습니다.

 

캐스퍼 기본형 vs 베뉴 기본형

- 차량 가격: -300만원

- 취득세 및 공채: -118만원 (공채 할인시, 서울, 2021년 9월 기준)

- 5년간 유류세 환급: -100만원 (연 최대 20만)

- 5년간 누적 자동차세 차이: 약 -60만원

 

주차장이나 고속도로 이용 등은 개인별로 완전히 다른 조건이기 때문에 아주 단순한 비교만 해봤습니다만, 소형SUV인 베뉴 대비 경형SUV인 캐스퍼를 구매하면 5년간 보유하는데 기본적인 비용이 약 580만원 정도...가 기본적으로 절약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공영주차장, 혼잡통행료(남산터널), 고속도로 통행료 등이 고려되어야 하는 경우에는 그 차이가 더 벌어지겠습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고, 크게 절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연간 주행거리, 주행하는 도로, 주차장 이용 등을 충분히 고려하셔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