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까지 하이브리드 차량의 취득세가 최대 90만원까지 감면되던 것이 2021년 부터는 최대 40만원으로 50만원이 줄어들게 된 탓에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많이 증가하였다는 기사가 2020 연말에 많이 보였습니다.
정확한 대수는 12월 판매량 집계가 나오면 알 수 있겠지만, 여러 기사들의 내용으로 보아 아마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사상 최대였을 듯합니다.
물론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증가가 단돈 50만원 때문이라기 보다는, 과거에 비해 다양해진 차종, 우수한 연비(=경제성), 디젤 수요의 대체, (전기 모터 주행시) 정숙성, 친환경에 대한 인식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다양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이유'는 대체로 우수한 연비와 세제 혜택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면 정말 가계 경제에 도움이 될까?'
이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차종 내에 하이브리드 포함 두 가지 이상의 파워트레인이 있어야만 공정한 비교가 가능할 것입니다.
좀 더 의미있는 비교가 될 수 있도록 이왕이면 세 가지 이상을 놓고 비교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래 두 차량이 떠올랐습니다.
1. 현대 쏘나타 - 2.0 가솔린, 2.0 LPi, 1.6 터보가솔린, 2.0 하이브리드, 2.5 터보가솔린
>>> 의외로 5가지나 되는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 기아 쏘렌토 - 2.5 터보가솔린, 2.2 디젤, 1.6 하이브리드
>>> 참고로, 2020년 논란의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2021년 7월부터 친환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다고 합니다.
(기사 참조, www.motorgraph.com/news/articleView.html?idxno=26879)
사실 경제성을 비교해보려면 엄밀히는 세금/보험/정비비용 등을 모두 포함하는 Total Cost of Ownership을 따져봐야겠지만, 배기량(자동차세에 영향) 및 차량 가격(취득세에 영향)이 고만고만한 차량들이기 때문에 심플하게 차량가격+유류비로만 계산을 해봅니다.
2021년 1월 5일 현재 오피넷 기준 전국 평균 유류비는 아래와 같습니다.
- 가솔린: 1,430.39원
- 디젤: 1,231.37원
- LPG: 797.43원
쏘나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총 5가지 파워트레인 중 2.5 터보가솔린(=N라인)은 나머지 넷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굳이 비교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그리고, 조사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쏘나타의 기본 트림은 '스마트'이지만, LPi의 경우 해당 트림이 없고, 그 윗등급인 '프리미엄'부터 시작입니다.
같은 기준점에 놓고 비교를 하기 위해 해당 트림을 기준으로 차량가격(개소세 3.5%)+유류비(연 15,000km 주행)를 비교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기본 휠이 16인치인데 나머지 모든 모델은 17인치가 기본이라, 연비도 17인치를 기준으로 통일했습니다.
복합연비 (km/L) | 연간 유류비 (원) | 차량 가격 (만원) | |
2.0 가솔린 | 12.9 | 1,663,244 | 2,631 |
2.0 LPi | 10.2 | 1,172,691 | 2,641 |
1.6 터보가솔린 | 13.8 | 1,554,772 | 2,705 |
2.0 하이브리드 | 19.1 | 1,123,343 | 2,961 |
차량 가격은 2.0 가솔린이 가장 저렴하고, 하이브리드가 가장 높습니다. 두 모델의 가격 차이는 무려 330만원 입니다.
그에 반해 복합연비는 하이브리드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2.0 가솔린 대비 무려 6.2km/L를 더 달릴 수 있는, 약 50% 높은 연비를 자랑합니다.
이 정도면 한 3년이면 금방 차값을 상쇄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옵니다.
하지만! 엑셀에 차량가격 및 유류비를 넣고 계산을 한 번 해보니, 연간 15,000km를 주행하는 시나리오에서 6년 2개월을 넘어가는 시점이 되어서야 유류비+차량 가격이 역전되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약 92,500km 주행)
쏘나타의 경우 기본 엔진과 하이브리드의 배기량에 차이가 없으니 연간 자동차세는 거의 비슷한데 비해, 같은 트림일 때 차량 가격은 3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니 자동차 보험료에 영향을 일부 줄 수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6년 이상 보유 + 10만km에 육박하는 거리를 주행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수리비 등은 아무래도 부품 종류가 더 많고 비싼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더 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하이브리드의 비싼 차값은 연료비로 충분히 상쇄 가능해!' 라고 말하기가 좀 머쓱해지겠네요.
참고로 제가 계산한 표에서, 6년 2개월은 LPi를 제외한 세 모델의 유류비+차량가격이 3,360만원 전후로 딱 일치하는 시점 입니다.
그리고 동일 시점에서 LPi 차량만 300만원을 덜 잡아먹었습니다. 경제성만 따지자면 LPi의 승리입니다.
작성하다보니 글이 좀 길어져서 쏘렌토 이야기는 2부에 이어가겠습니다.
(쏘렌토 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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