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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찾아보니

국제유가는 반토막, 우리동네 기름값은 얼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세계 경제가 출렁이고 국제유가마저 연일 폭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아래 스크린샷에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심지어 일부 특정 지역에서는 원유 저장장소가 부족하다 보니 돈을 '받고' 파는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원유를 가져가라는 현상까지도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뉴스 기사가 뜰 때마다 기사에 달리는 댓글들을 아주 짧게 요약하자면 '내릴 땐 시간차, 오를 땐 실시간'입니다. 본래 저도 똑같은 생각을 하는 일반 시민 중 한 사람이지만, 이제는 블로그를 꾸준히 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평소에는 그저 궁금해하고만 말았던 것을 글로 작성하고자 자료를 간략하게 추려보았습니다. 

 

방금 구글에서 '코로나 국제유가폭락'으로 검색해보니

 

 

아래 사진은 우리가 보통 저렴한 주유소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오피넷(www.opinet.co.kr)에서 유가관련정보 > 국제유가 > 원유 메뉴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정보입니다. 저는 이 글을 3월 29일 늦은밤에 작성하고 있으며, 지난 한 달 동안의 국제 원유 가격 변동을 알아보기 위해 2월 28일부터 조회를 해보았는데, 아래 표를 보시면 원유 가격의 경우 지난 한 달간 정확히 절반 또는 그 이하로 폭락한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opinet.co.kr/glopcoilSelect.do

 

그에 반하여 지난 1개월간의 국내 전국평균 휘발유 가격은 그와는 거리가 먼 8%가 내렸을 뿐입니다. (전국 평균 1,525원에서 1,403원으로 '달랑' 122원 하락) 아무리 원유 가격이 국내 유가에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린다 해도, 한 달 내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50%를 찍은 국제 유가 대비 너무 적은 하락폭이 아닐 수 없습니다. 

 

www.opinet.co.kr, PC버전 첫화면에서 볼 수 있는 정보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서 원유가격이 내려도 국내 유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이야기를 지겹도록 들어봤기 때문에, 그 세금이 대체 정확히 얼마인지를 한 번 확인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은, 오피넷에는 최저가 주유소 정보뿐 아니라 상당히 다양한 '석유 관련' 정보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동네 기름값 확인 및 비교용으로만 사이트를 활용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됩니다.

 

http://www.opinet.co.kr/user/oftvat/getOftvatSelect.do 오피넷에서는 석유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위에 보시는 표가 바로 '기름' 1리터에 붙는 세금의 목록입니다. 저대로 계산을 해보면, 보통휘발유에 붙는 세금이 리터당 745.89원, 경유는 528.75원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고급휘발유의 경우 추가로 '판매부과금'이라는 것까지 붙어서 리터당 781.89원이 그야말로 '꼼짝없이' 내야하는 세금입니다. 마지막 부가가치세는 정유사의 원가와 판매마진 그리고 방금 말씀드린 리터당 세금을 모두 합친 금액의 10%가 부과됩니다. 

 

오늘(글 작성 시점)의 전국평균 휘발유 가격인 리터당 1,403원을 예로 계산하자면, 부가세 10%를 제외하면 1,275,45원이고, 거기서 위에 언급한 세금 745.89원을 빼면 '순수한' 휘발유의 가격은 529.56원이 됩니다. 이렇게 계산을 해보니 현재 시점 기준으로 세금(유류세+부가세)과 '순수한' 휘발유값의 비율이 62.3%대 37.7%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휘발유를 계산해놓고나니 경유가 궁금해집니다. 같은 요령으로 계산을 해보면, 전국 평균 경유 가격 리터당 1,209원에서 부가세와 세금을 빼면 '순수한' 경유 가격은 리터당 570.34원이 됩니다. 미국 등 유류 관련 세금이 낮은 나라에서 주유소에 가보신 경험이 있으시다면 아시겠지만, 원래 경유가 비싼 연료가 맞는데 우리나라에선 세금제도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료로 인식되어 있는 것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시점 기준으로 세금과 순수 경유값의 비율을 계산해보니 52.8%대 47.2%입니다.

 

여기까지 작성해보니 추가로 엉뚱한(?) 결론이 하나 더 나오는데, 배기량 높은 휘발유차 굴리는 분들은 정말 나라 살림에 큰 기여를 하고 계신 훌륭한 분들입니다! 배기량이 높으면 차 가격도 대체로 높기 때문에 차량 구매 시 이미 차량 가격에 포함된 각종 세금 및 부가가치세, 그리고 등록세로 수백~수천 만원, 우리나라는 배기량으로 연간 자동차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거기서 또 매년 수십에서 백수십만 원, 그리고 높은 배기량의 휘발유 차량들은 연비도 그다지 좋지 않고 또 일부 차량의 경우 고급휘발유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주유할 때마다 주유비의 60% 이상이 또 세금 아닙니까?!

 

휘발유/경유의 리터당 세금 액수가 고정되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고 보니, 국제유가가 아무리 바닥을 찍는다 한들 아마 영원히 '찔끔' 내린 가격이 붙어있는 주유소 입구 가격표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국제유가가 폭등할 때면 실시간으로 치솟는 가격표를 보게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도 여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