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1일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하며 정식으로 공개된 르노삼성의 4년만의 신차 XM3는 쿠페형 SUV의 뛰어난 스타일링과 1,719만원 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던 디자인을 하고 있는데다가 크기는 투싼보다 약간 크면서도 시작가격은 코나보다도 낮은 수준이라, 이 급의 차량 구매 예정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체급과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비교할만한 대상은 아니지만, 스타일만 참고해보자면 BMW X4나 벤츠의 GLC 쿠페와도 견줘볼 만한 기세 입니다.
사진으로만 살펴 보아도 실내 공간과 적재 공간이 상당히 준수해보입니다. 쿠페형 차체를 하고 있기 때문에 2열의 헤드룸에서 손해를 보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스타일을 얻은 대신 공간을 내줌) 하지만 2열에 사람이 매일 타고 다닐 것도 아니고, 카시트에 앉은 아이들이나 초등학생 정도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 공간입니다. 집에 차가 한 대 뿐이라면, 같은 가격에서 이왕이면 공간이 최대한 나와주면 고맙습니다.
쿠페형 SUV을 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짐을 '쌓아서' 적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보통 세단과 다를바 없거나 더 작은 트렁크를 얻게 됩니다. XM3의 경우는 트렁크 바닥 아래 공간을 별도 수납공간으로 분리해서 사용하거나 상황에 따라 아래 사진처럼 바닥을 아래로 내려서 큰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놨습니다.
앞모습은 SM6, QM6와 같은 패밀리룩을 취하고 있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1,719만원 짜리 가장 기본 사양에도 각종 차량 외부 등화장치에는 전부 LED가 적용이 되어 있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경우 등급이나 옵션에 따라 LED 등화류의 적용에 아직 차등을 두고 있는 것에 비하면 많은 사람들이 반길만한 요소입니다.
일단 여기까지는 꽤 맘에 드는 부분들이었는데, 막상 가격표를 열어보니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XM3는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제공합니다. 기본사양인 1.6 GTe는 1.6리터 자연흡기에 무단변속기 구성이고, 다임러와 르노가 같이 개발했다는 엔진은 TCe 260이라는 뱃지가 붙은 1.3리터 터보엔진에 게트락 7단 습식 듀얼클러치가 매칭됩니다. 문제(?)는 뛰어난 스타일은 국내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부합하고 있는데 반해, 이 파워트레인의 수치로 표현되는 성능은 그에 한참 뒤떨어집니다. 1.6 GTe의 최대출력은 123마력(6,000rpm)에 최대토크는 15.8kg·m(4,000rpm)에 불과합니다. 공차중량이 1,300kg대인 것을 감안하면 그냥 설렁설렁 타고다니기에는 특별히 부족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잘 달리게 생긴 생김새와는 너무 거리가 먼 실력입니다.
물론 자동차는 수치가 다가 아닙니다. 타보기 전에는 제대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광고는 꽤 괜찮은 터보 엔진이 장착되어서 생김새만큼이나 경쾌한 달리기까지 가능한데 가격은 1,700만원대 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하면서, 실제로는 TEc 260 모델 중에서도 높은 등급을 선택하거나 옵션을 상당히 넣어야만 요즘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그런 차가 구성되는 것을 확인하고나니 굉장히 약이 오릅니다.
문제의(?) 1.6 GTe 가격표를 보시면 우선 1,719만원 짜리 기본형은 '선택 품목'란이 아예 공란입니다. 즉, 옵션을 넣고싶어도 아무것도 넣을 수가 없는 구성입니다. LED 등화류가 기본인 것은 굉장히 감사한데, 알로이 휠 선택 불가인 16인치 스틸(깡통)휠, 열선시트 없음, 인조가죽도 선택 불가능한 직물시트 등을 깨닫고 나면 '누가 과연 이걸 선택하랴' 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모든 1.6 GTe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선루프나 Bose 오디오 같은 것들이 SE, LE, LE Plus 전 트림에 걸쳐서 선택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습니다.
TEc 260 가격표를 찬찬히 살펴봐도 이런 점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본형이 LE로 시작하여 RE, RE Signature까지 세 가지 등급으로 나뉘어지는데, 후방카메라가 필요하면 LE등급에도 여전히 옵션으로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2,293만원짜리 RE 등급을 선택해야하고, 유일한 오디오 옵션인 Bose 오디오를 넣으려면 최고 등급인 RE Signature를 선택해야만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물론 각 개인마다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에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RE Signature에 우측에 있는 모든 옵션을 더 넣을 경우 2,768만원 인데, 이 가격은 한 체급 아래인 코나 1.6 가솔린에 사륜구동을 제외한 나머지 옵션을 전부 넣었을 때의 가격과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즉, 차의 크기(소형SUV 대비)와 가격(준중형SUV 대비)으로만 비교한다면 이 차가 굉장히 좋은 가격에 나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차의 가격표를 한 번 훑어보기만 해도 흔히 말하는 '옵션 장난질'이 심하다보니 멋진 스타일링을 보면서도 구매 욕구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습니다. 초반에 엄청나게 흥행몰이를 하다가 확 사그라든 SM6와 비슷한 길을 따르지는 않을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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