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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보니

중고 거래 성공 확률 높이기 (사고 없는 거래하기)

주말맞이 급 정리정돈을 하면서, 도저히 더이상 쓸 것 같지 않은 물건을 당근에 올려서 1시간 만에 팔고나니, 당근 거래완료가 99개가 됐더군요. 생각나는 것들이 몇가지 있어서 급 글로 적어봅니다. 혹시나해서 썼던 글 검색을 해보니 예전에도 한 번 중고 거래 관련 글을 적었던 적이 있긴 하네요. 

 

2021.06.06 - [내가 해보니] - 중고 거래의 즐거움 - 커뮤니티 장터에서 당근마켓 까지

 

중고 거래의 즐거움 - 커뮤니티 장터에서 당근마켓 까지

이제는 '아나바다' 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많으실 듯합니다. IMF 사태 이듬해인 1998년에 등장한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의 준말 입니다. 이 '아나바다'의 직접적인 영

www.bonnie.co.kr

 

 

저는 카메라 및 관련 용품을 사고파는 것부터 중고 거래를 시작했는데, 그게 '디카'가 DSLR로 넘어오면서 부터 였으니 2003년 전후쯤 됩니다. 진짜 20년이 되었네요. 20년 동안 직거래 뿐 아니라 택배거래도 숱하게 했는데, 거래 관련한 사고가 한 번도 없었던 것이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구매하는 과정에서의 사고(사기 등) 뿐만 아니라, 제가 판매자인 상황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20년간 스스로 세우고 실천했던 원칙들이 떠올라서, 생각난김에 다시 한 번 정리해봅니다.

 

사실, 세상 모든 일은 정확하게 trade-off 관계에 있습니다. 구매자 입장에서 싸고 좋은 물건이란 없으며, 판매자 입장에서 빨리 팔고 싶으면 싸게 내놔야 하죠.

네이버 사전에서 검색

 

직장 동료 등 주변 사람들이랑 중고 거래 얘기를 하다보면 자신이 내놓은 물건이 잘 팔리지 않는다며, 중고 거래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는 경우가 매우 많더라고요. 대부분 자신이 새것을 구매했던 '가격'만 생각하고, 현재 그 물건의 '가치'를 생각하지 않는 경우 입니다. 

 

"내가 이걸 xxx원이나 주고 샀는데...."

 

새것 구매시의 가격을 생각하면 중고로 물건 절대 못 팝니다. 물론 예외도 있긴 합니다. 대표적인게 한정판으로 나온 물품이나 가격을 자꾸 올리는 일부 명품(이 아니라 사실은 사치품)은 예외입니다. 다만, 이 경우가 바로 현재 그 물건의 '가치'가 '가격'으로 반영되는 경우죠. 즉, 가격은 가치가 숫자로 표현된 결과물일 뿐입니다.

 

즉... 일반적인 물건들은 구매시의 가격은 잊고, 현재의 가치만을 고려해서 가격을 책정해야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거래들. 하도 내다 팔아서 이제 팔 것도 없;;

 

의류, 중/소형 가전 및 가구 이런것들에서 가격책정 실패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내가 이걸 xxx원에 파느니 그냥 내가 쓰고 말지!" 라고 얘기하는 주변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글쎄요... 그렇게 집이 불용품들로 점점 좁아지지 않을까요..? ㅎㅎㅎ 이런 물건들은 집에서 공간만 차지하다가 결국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의류수거함이나 재활용장에 쓰레기로 버려지게 되겠죠. 

 

저는 그런 물건들에 보통 2천원에서 2만원 사이의 가격표를 붙입니다.

1. 어차피 버릴 것으로 판단되면 2, 3천원

2. 어차피 버릴 것 같다... 그런데, 좀 아깝고 물건한테 미안하다..? 5천원

3. 도저히 내다 버릴 수가 없다. 하지만 나한테는 정말 필요가 없다...? 아이템에 따라 8천~2만 사이

 

단! 무료로 드리지는 않습니다. 무료로 드립니다를 몇 번 해봤는데, 대체로 그 물건이 진짜로 필요하지도 않은 '무료나눔 수집가'들이 하도 덤벼들어서, 최소 금액을 받습니다. (그게 2천원. 아이템에 따라 때로는 1천원.)

 

 

다음은 거래 장소 입니다. 판매하는 입장에서, 거래 장소는 반드시 제가 판매 글에서 명시한 장소여야 합니다. 그 외 장소를 구매자와 협의해서 정하게 되면 (항상 그런것은 아니지만) 거래 실패 가능성이 생겨납니다. 거래 실패란, 판매자 입장에서 불합리한 가격 네고를 당하거나, 거래 자체가 안되어서 다시 물건을 갖고 돌아와야 하는 상황 등이죠. 물건의 현재 가치에 맞게 가격만 잘 정했다면, 진짜로 살 사람은 내가 정한 장소(대체로 내가 있는 장소)에 군말없이 와서 가져갑니다. 

 

간혹 그런 경우 있죠.. 멀리서부터 왔는데 차비를 빼달라 기름값을 빼달라... 그거 다 감안해서 책정한 가격 및 거래장소니까, 그런 경우가 발생하면 그냥 물건 다시 거둬서 집에 들어가면 됩니다. 물론, 어느정도 거래 현장에서 물건값을 깎아주더라도 나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다면 기분좋게 깎아주고 거래 하시면 되는거고요. ^^;

 

 

여기까지 읽다보면 '아 그럼 뭐 무조건 중고 거래할 때는 물건값을 확 싸게 내놓고 집앞에 오게 하라는 얘기냐?' 라고 오해하실 수 있습니다. 위 가격 이야기는 '필요도 없고 없애버려야 하는' 물건에 한해서 입니다. 충분히 가치가 있고 급하게 팔 이유도 없는 물건들은 잘 팔면 살림에 보탬이 됩니다! 저같은 경우 당근마켓이 생기기 전까지 거래하던 대부분의 물건들이 대부분 카메라, 렌즈, 노트북 같은 대체로 고가의 물건들이었기에, 다음은 말하자면 저의 '기존의' 원칙들 이라 해야겠네요.

 

이런 물건들을 팔 때 저의 원칙은 이렇습니다.

1. 최대한 깨끗한 상태로 만들고, 사진을 신경써서 잘 찍는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글과 사진으로 강조 한다.

2. 최근 게시글과 거래완료 글들을 5개 이상 참고해서 가격을 책정해본다. 이 경우는 가격을 굳이 남들보다 낮게 잡을 필요는 없다. 물건 상태에 자신이 있다면 남들보다 5~10% 높게 잡아봐도 무방함.

3. 찔러보는 문의라도 들어온다면 가격은 잘 책정이 된 것이니, 거래가 바로 성사되지 않더라도 끈기를 가지고 기다린다.

4. 문의가 없으면 일정한 텀을 두고 가격을 조금씩 낮춰본다.

 

가을-겨울 넘어올 때 정리했던 몇 가지 물품들

 

꼭 가격이 저렴해야만 중고로 거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 새것은 아니지만 내가 갖고있는 바로 그 물건을 중고로 필요로 할 때 그걸 줄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으면 중고 거래가 이루어지는거죠. 그런게 중고 거래의 재미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