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궁금해서 찾아보니

컨슈머리포트 - 테슬라 오토파일럿이 진짜 구려진건가..?

구글 검색 결과

'공정하기로 유명한' 미국 컨슈머 리포트(www.consumerreports.org)에서 지난 1월 25일에 발표한 리포트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매우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더라고요. 테슬라의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인 FSD(Full Self Driving)가 12개 시험 차종 중 7위로 '추락' 하는 '굴욕'을 당했다는 내용 입니다. 그 와중에 현대기아차는 12위를 기록했으니, '현대차에서 돈 받고 쓴 기사 아니야??!' 라는 의심은 하지 않으셔도 되겠네요. ㅎㅎㅎ

 

저는 테슬람도 아니고, 현까도 아닙니다. 그보다는, 유럽차들을 다 제치고 미국 브랜드인 포드와 GM이 이 리포트에서 사이좋게 1, 2위를 차지했다는게 너무 신기(?)해서 굳이 원문을 찾아보게 되었고, 그 내용을 공유하려고 이번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일단, 원문은 여기 있어요.

https://www.consumerreports.org/cars/car-safety/active-driving-assistance-systems-review-a2103632203/

 

Ford’s BlueCruise Ousts GM’s Super Cruise as CR’s Top-Rated Active Driving Assistance System - Consumer Reports

Consumer Reports reviews and ranks active driving assistance systems, including Ford BlueCruise, General Motors Super Cruise, and Tesla Autopilot.

www.consumerreports.org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결론을 먼저 요약해보자면, 컨슈머리포트는 보통 사람들이 떠올리는 반자율주행의 성능 - 즉, 일정 속도에서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주는 ACC 기능, 차선 유지, 자동 차선 변경, 신호등 인식, 자동주차 등등 모든 기술들을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게 아닙니다. 그것들은 테스트 항목들의 한 부분에 불과하고, 총점은 컨슈머리포트가 생각하기에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들을 전부 늘어놓은 후, 항목별 가중치를 달리 해서 매겼더라고요.

 

일반적인 운전자들이 떠올리는 반자율주행의 성능 점수는 아래 평가항목들 중 'Capabilities and Performance'에 국한됩니다.

즉, 실제 해당 브랜드 차량을 소유한 운전자들이 이러한 첨단 주행보조 기술을 통해 느끼는 편리함의 정도와 이번 컨슈머리포트의 순위는 완전히 무관할 수 있겠습니다.

 

컨슈머리포트 웹사이트에서, 1&2위 점수표

 

'반자율주행 성능'만 보자면 의외로(?) 벤츠가 1등이더라고요? 벤츠와 BMW의 점수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컨슈머리포트 웹사이트에서, 반자율주행성능'만' 놓고 보자면 벤츠만이 유일하게 만점을 받았습니다.

 

현대기아차가 종합 꼴등을 한 큰 원인은 1차적으로 반자율주행 성능 자체가 최저점인 6/10점을 기록한 것, 그리고 Unresponsive Driver 점수가 Honda와 함께 최저점을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반자율주행 성능에 대해서는 차선 유지 기능이 좋지 않은 평을 받았고, Unresponsive Driver는 운전자가 반응이 없는 상황, 즉 스티어링휠을 잡지 않거나 하는 상황에서 시스템이 풀리기만 할 뿐 비상등이나 차량의 제동 등 안전조치가 없다는 이유에서 최저점을 받았습니다.  

볼보와 현대기아차가 12개 브랜드 중 뒤에서 1, 2등을 기록했네요..

 

테슬라는 요즘 논란이 많죠. 가격이 1년에도 몇 차례 뛰더니, 새해들어 확 낮아지는 바람에 최근 회슬라 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고.., 화재시 탈출 불가능, 급발진 등등 언론에서 때리는 이슈가 수두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오너들의 테슬라에 대한 충성도는 거의 애플 유저들의 애플에 대한 충성심 수준으로 느껴져요. 국내외 테슬라 오너들이 보기엔 이번 컨슈머리포트의 리포트가 매우 기분나쁘게 느껴질 듯합니다. 테슬라는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2020년엔 2위를 주더니 2023년에는 7위를 주고 말이죠. ㅎㅎ

 

전체 리포트를 읽어보면 이번에 컨슈머리포트 테스트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반자율주행 성능 자체보다도 '안전' 입니다.

 

1. Keeping Driver Engaged와 Unresponsive Driver는 모두 차가 스스로 굴러가는 상황에서 운전자가 계속해서 차량의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는가에 대한 평가 입니다.

2. Clear When Safe to Use는 '차가 혼자 굴러가도 안전한 상황일 때에만 반자율주행 기능이 작동하는가' 였습니다. 차량의 현재 위치와 주변 상황을 고려하여 반자율주행 기능이 '까다롭게' 작동할수록 높은 점수를 받고, '운전자가 원하는대로' 작동할수록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3. Ease of Use는 말 그대로 기능을 사용하기가 편리하느냐로 보이는데, 현대기아차가 7/10점으로 다른 모든 브랜드를 따돌리고 독보적으로 1등을 한 카테고리죠. 본문 내용으로 봐서는, 현대기아차가 해당 기능 관련 컨트롤 메뉴를 타 차종들보다 매우 '잘 보여주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이해됩니다.

 

 

과연 언제쯤 자동차들이 '자율적으로' 주행하는 그 날이 올지는 모르겠으나, '자율' 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운전자가 최대한 운전에 신경을 안 쓰도록 만드는게 제조사들이 할 일이겠죠. 그런데 이번 컨슈머리포트의 전반적인 관점은 반대방향으로 이해가 됩니다. 운전자가 신경을 안 쓰고 있는데도 차가 멀쩡히 굴러가고 있으면 나쁜 점수를 받습니다. '안전' 이라는 관점에서는 이게 맞습니다. 다만, 실제 운전자가 느끼는 순위와는 너무 괴리가 있는 것 같네요.